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일본 대마도 여객선 항로가 3년 만에 열렸다. 그간 대마도 여행을 기다려왔던 수요가 몰리면서 다음 달 말까지 예약이 꽉 차는 여행객과 업계 모두 기대감에 차 있다.

25일 아침 3년 만에 일본 대마도 길에 나설 여객선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이 스타라인의 니나호, 오른쪽이 팬스타그룹의 쓰시마링크호다. 조민희 기자

부산지역 여객선사인 팬스타그룹과 스타라인은 25일부터 매주 토·일 하루 한 차례씩 부산-대마도 히타카츠 항로를 시범운항한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020년 4월 부산-대마도 여객선 항로가 전면 중단된 지 34개월 만이다.

25일 아침부터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부산-대마도 히타카츠 항로의 첫 시범운항일로 100명으로 제한된 승선인원에도 여행객들은 즐거움에 들떠 있었다.

승객은 등산 및 낚시를 즐기는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면서 출국장 대기석에서 낚시 및 등산 관련 의류와 장비를 갖춘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 봄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대마도 여행을 즐기려는 40대도 눈에 띄었다.

50대 이모(부산 부산진구) 씨는 “등산을 정말 좋아한다. 그간 국내 산은 다 가봤고 최근에는 해외 산들을 오르고 있는데 그간 대마도를 방문하지 못했다. 취항 소식을 듣고 3년 만에 가보려 한다”고 말했다. 두 아들과 함께 여객선에 오른 40대 김모(부산 연제구) 씨는 “봄방학이라 아이들과 어디를 갈까 하다가 마침 대마도 뱃길이 열린다고해서 가기로 결정했다. 따로 연차를 쓸 필요 없이 주말간 1박2일로 다녀올 수 있어서 부담이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오랜만에 관광객이 가는 거라 숙소나 관광지 상황이 어떨지 걱정되기는 한다”며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부산-대마도 항로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첫 시범운항날인 25일 아침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출국수속을 준비하고 있다. 조민희 기자

지난 3년간 여행객 방문이 아예 중단되면서 대마도에는 입출국 수속을 위한 시설이나 인력이 모두 철수했었다. 호텔이나 식당 등 관광 인프라 및 관광지도 문을 닫았었다. 이번 여객선 운항 재개로 CIQ(세관 검사·출입국 관리·검역) 등 시설 및 인력이 재정비됐다. 국내 여행사들도 현지 상황을 확인하며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할 방침이다.

지역 여행사인 8848트레킹 노태우 대표는 “그간 눌려있던 관광 및 레저 수요가 폭발하면서 등산과 낚시를 즐기기 위해 예약을 하려는 고객들이 많다. 이번에 직접 가서 호텔과 식당 등 관광시설 상황을 확인하고 오려고 한다”며 “조속히 대마도 항로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대마도 항로가 재개됨에 따라 부산과 일본을 연결하는 4개 국제 여객항로는 모두 재개돼 코로나 19 이전으로 복원됐다. 지난해 11월 4일 후쿠오카 항로를 시작으로 오사카 시모노세키 항로의 여객 운송이 차례로 재개됐으며 현재 5척의 선박이 운항 중이다.

쓰시마링크호는 이날 오전 8시30분 부산항을 출발해 오전 9시40분 히타카츠항에 도착했다. 히타카츠항에서는 이날 대마도 주민 등 15명이 승선해 오후 4시45분 출발, 오후 5시55분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타라인의 니나호는 이날 오전 10시10분 부산항을 출발, 11시40분에 히타카츠항에 도착한다. 같은날 오후 3시45분에 히타카츠항을 출발해 5시15분에 부산항에 닿을 계획이다. 이후 두 여객선은 격주로 시간을 맞바꾼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당분간 최대 승선인원이 100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여객선 예약이 쉽지 않은 상태다”며 “시범운항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일본 대마도당국과 추가 확대를 논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마도 항로를 제외한 나머지 항로는 여객선 승선인원이 애초 100명에서 시작해 현재 250명으로 늘어난 상태로 단체승객 탑승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