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침체에 건설사들이 부산 관급 공사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벌어들이는 수익은 적더라도 안정적 공사비 확보로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전경. 국제신문DB

부산도시공사는 다음 달 에코델타시티 11, 12, 24블록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총 20만1124㎡ 부지에 총 1조6800억 원을 투입해 3791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11블록에는 1437가구, 12블록에는 1290가구, 24블록에는 1065가구가 건설된다.

올해 공모는 2020년 공모가 진행됐던 18~20블록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18~20블록 공모 당시에는 대우건설 DL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4곳이 각각 지역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했다. 그러나 올해는 최소 6곳이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우건설과 DL, GS건설 등 이미 18~20블록에 시공사로 선정됐던 곳을 포함해 현대엔지니어링 태영건설 금호건설 등도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가 에코델타시티 공모에 나서는 이유는 분양 시장 상황과 연관돼 있다. 분양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체 사업을 하기보다 안정적인 단순 시공으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더구나 관급공사는 안정적으로 공사비 확보가 가능해 분양률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분양률과 연계되더라도 에코델타시티는 3.3㎡당 1400만 원 내외로 분양가가 책정돼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분양 걱정도 적다. 이번 공모도 공사비가 100% 지급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분양률에 따라 지급 시기가 조정될 뿐 100% 공사비가 지급된다”고 말했다.

1군 건설사 관계자 A 씨는 “일반 공사는 분양률에 따라 공사비를 못 받을 확률도 높다. 시공사가 중도금 대출 보증도 서기 때문에 미분양이 나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관급공사가 리스크 프리(Risk free·손해없음)는 아니지만 그나마 공사한 만큼은 공사비가 나오는 편이다. 더구나 에코델타시티는 시장성이 좋아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 B 씨도 “불경기라고 인력을 놀리거나 자를 수 없지 않나.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확보하고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관급 공사 수주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