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한 S-OIL의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사업으로 9조2580억여 원이 투입돼 2026년 준공된다. 공사 기간 하루 평균 1만 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되고, 울산지역 건설업체에 떨어지는 경제효과만도 총 3조 원 정도로 추산돼 모처럼 맞는 특수에 울산이 들뜬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온산공단 내 S-OIL 야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온산공단 내 현 공장 인근 42만 ㎡ 부지에 2단계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기초유분 생산 설비인 정유·석유화학 스팀 크래커를 비롯한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가 건설된다. 해당 설비가 2026년 완공되면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납사(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생산하게 된다. 아직 정밀화학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지만 중간 단계 원료를 생산해 원유 수요처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S-OIL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미래 전략이다. 전 세계에 원유를 공급하는 아람코 입장에서는 원유 수요 감소에 대비해 대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 울산 사회가 반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에 떨어지게 될 막대한 낙수효과 때문이다. 먼저 3년여 공사 기간 하루 평균 1만1000명, 최대 1만70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매머드급 고용 창출 효과를 꼽을 수 있다. 또 공사 기간 중 지역 건설업체에 3조 원, 완료 후 지역 정비업체에 매년 9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들뜨게 하는 요소다. 아울러 지자체에는 330억 원가량의 지방세가 더 걷힐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마친 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와 나란히 서서 웃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런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간접 파급효과도 크다. 공사장 주변 원룸이나 아파트 등 숙소가 될 수 있는 부동산 매물은 벌써 품귀 상태다. 또한, 작업자들을 상대로 식당을 하려고 관련 매물을 찾은 외부인 발길이 잇따른다. 특히 S-OIL 인근에 있는 온산읍 덕신리 원룸촌은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덕신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덕신 일대에 약 1만 개의 원룸이 있는데, 지금 공실이 60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이던 임대료가 200만 원에 35만 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1년 이하로 체결하던 계약 기간도 연장하는 사례가 잇따라 앞으로 더욱 방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샤힌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하면 덕신뿐 아니라 인근 남창읍 등 온산공단 주변 일대 원룸과 숙박업소가 몰려드는 공사장 인부로 만원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S-OIL에 하루 1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식당이나 술집에도 손님이 대거 찾아오지 않겠느냐”며 “샤힌 프로젝트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는지 식당이나 고깃집을 하려고 이곳을 찾는 외부인도 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온산국가산단 내 고려아연도 1조 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 증설에 착수한다. 근로자 200여 명이 추가 투입되는데, 아직 숙소를 다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때아닌 부동산 훈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울산시는 샤힌 프로젝트로 대규모 근로자들이 공사장을 찾으면 주차장 부족으로 큰 혼잡이 우려되는 만큼 4000여 대의 주차 공간을 연내 확보하기로 했다. 교통에 방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또 공사업체를 위해 공사장 야적장과 물류단지 확보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