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건물 등의 부설주차장에 이륜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또 주차장 출입구의 경보 장치는 시각·청각 장애인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곳에 설치된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1일부터 5월 1일까지 40일 동안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주차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우선 주차장 경사로에 완화구간을 도입한다. 현재 경사로는 보행자 안전 확보와 차량 하부 충격 방지, 차량 앞·뒤 하부 손상 방지 등을 위해 볼록형과 오목형의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휘발유나 디젤 차량의 차체에 맞게 설계되었던 까닭에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위치한 전기차는 이동 때 경사로 종점 구간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았다. 또 출차 때 주차장으로 진입하거나 출입구 전면을 통행하는 차량 및 사람이 운전자에게 보이지 않아 접촉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국토부는 주차장 경사로 시작과 종점에 완만한 구간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주차장 경사로.

완화경사구간 도입 후 경사로.

개정안에는 주차장 출입구 경보장치 세부 설치 기준도 들어 있다. 현행법은 주차장 출입구에 경보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행자가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설치되거나 고장, 또는 경보장치를 꺼놨을 경우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는 보행자와 시각·청각 장애인이 밖으로 나오는 차량을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경보장치는 주차장 출입구로부터 3ｍ 이내에 설치하는 한편 차량 출입 때 경광등이 작동하고 50데시벨 이상의 경보음이 발생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부설주차장 이륜자동차 전용주차구획 설치 근거도 도입했다. 이륜자동차는 관련법상 자동차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세부 규정이 없어 이륜자동차 주차 허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이륜자동차 전용주차구획 설치에 필요한 사항을 지역별 여건을 반영해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밖에 개정안에는 ‘주차장 차로 내변반경’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헌상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주차장을 이용하는 전기차와 보행자의 안전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