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체율은 전년比 배 이상 올라
- 한은·당국, 선제적 관리 독려
부실 위험이 있는 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115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연체율도 전년보다 배 이상 치솟았다. 우리나라 경제 순항이 ‘115조 원 시한폭탄’ 처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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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보험 증권 여신전문(카드·캐피탈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 노출액) 규모는 115조5000억 원(대출 91조2000억 원 + 채무보증 24조3000억 원)에 이른다. 2017년 말을 100으로 할 때 업권별 익스포저는 여신전문금융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으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각각 4.33배, 2.50배. 2.05배, 1.67배로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거의 모든 2금융권 익스포저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찮다.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지난해 9월 말 2.2배가 넘는 8.2%로 뛰었다.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0.5% → 1.1%) 저축은행(1.2% → 2.4%) 보험사(0.1% → 0.4%)의 연체율도 급등했다. 2011년 PF 관련 부실이 터져 무더기 영업 정지를 맞은 저축은행의 연체율(2.4%)은 2018년 12월(5.5%) 이후 가장 높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를 독려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실 우려 PF 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4일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 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통증 유발점)’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도 2020년 이후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 원에 이른다. 2020년 말(9조2532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58.5%나 늘었다. 은행권은 연체율이 0%에 가깝고, 대부분 선순위 보증을 바탕으로 한 대출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2금융권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선제적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13일 약 5000억 원 규모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통한 부동산PF 시장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놨다. CDO는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유동화) 파생상품이다. 신한은행도 신규 자금 2500억 원에 브리지 대출 만기 연장 3000억 원을 더해 5500억 원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