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설 명절 기간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의 대규모 결항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항공사들이 제재를 받게 됐다.

28일 국토교통부는 비상상황 때 탑승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티웨이 등 3개 사에 대해 행정처분(사업개선명령)을 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항공권 판매와 관련해 거래 조건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에어아시아와 비엣젯항공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설 연휴 당시 제주공항에서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의 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제주노선 운항 국내 항공사를 대상으로 2월에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2016년 국토부와 항공사, 공항공사 등이 협의해 마련했던 ‘비상상황 대처 지침’이 적절하게 이행됐는지에 조사의 초점을 맞췄다.

지난 1월 24일 오전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항공편이 결항하자 승객들이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제주공항의 각 항공사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국제신문DB

국토부 점검 결과, 모든 항공사는 결항이 결정된 즉시 이유를 설명한 안내 문자를 승객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규정은 항공기가 30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이 확정되면 이를 문자로 보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티웨이는 향후 탑승계획이나 문자 재안내 시점 등은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무작정 공항을 찾아 장시간 대기를 해야 했다. 또 항공사들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린 승객을 우선 탑승시키는 등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토부는 2016년의 지침을 이행하지 않은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티웨이에 탑승원칙 위반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안내체계 정비 등에 대한 사업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또는 사업 정지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대상은 전체 민원의 25%를 차지한 에어아시아, 비엣젯항공, 제주항공 등 3개 사였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로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계약 체결 전 취소·환불 또는 변경 관련 거래조건을 명확히 안내하지 않은 에어아시아와 비엣젯항공에 대해 과태료 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김영국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이번 항공사 점검과 행정조치는 이용자 보호에 소홀한 국내외 항공사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선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사업정지 등 더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