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난달 부산지역 생산·소비·투자가 1년 전보다 모두 늘며 ‘트리플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업 재고가 40% 가까이 급증하는 등 향후 산업 경기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소비 지표에서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에서는 반도체 생산이 17%나 급감했다.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31일 각각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부산지역 광공업 생산 지수는 105.7(2020년=100)로 지난해 2월보다 4.3% 늘었다.

지난해 12월(-0.5%)과 올해 1월(-2.9%) 두 달 연속으로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에는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하지만 수치가 내려갈수록 긍정적인 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2월보다 37.6%나 급증했다. 전자부품·컴퓨터·영상 음향통신(206.4%)과 의료정밀 광학(75.3%) 등에서 재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월 증가율(27.6%)보다 더 높아졌다.

지난달 부산의 대형소매점(백화점+대형마트)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이하 지수 기준) 늘었다. 하지만 백화점 판매가 2.6% 증가하는 동안 대형마트는 1.7% 줄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투자 지표인 부산의 건설 수주액은 지난 2월 7463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7.8% 증가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은 “부동산과 기계·장치 등에서 수주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국의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4(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늘었다.

하지만 광공업 생산은 3.2%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이 3.1% 줄고 전기·가스업 생산도 8.0%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7.1%,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41.8%나 급감했다.

반도체 생산의 전월 대비 감소 폭은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도 108.4(2020년=100)로 5.3% 늘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와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모두 판매가 늘었다.

대규모 할인 행사와 전기차 보조금 재개에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