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등 각종 자영업체가 밀집한 부산 동래구 명륜1번가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코로나19 사태 3년간 부산지역 밀집·밀폐 업종인 술집·노래방·식당·PC방 등이 1000곳 넘게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프집은 5곳 중 1곳꼴로 문을 닫았고 노래방은 300곳 이상 사라졌다.

지난 3년간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도 폐업으로 내몰린 자영업자가 결코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부산지역 펜션·게스트하우스는 이 기간 150%나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해외 여행이 어려워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수영·연제구 등 원도심 타격 더 커

10일 국제신문이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부산에서 사업체 수 감소율이 가장 컸던 업종은 PC방이다. 2020년 1월 643개에서 올해 1월 445개로 30.8%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간이주점(유흥주점)도 911개에서 680개로 25.4% 줄어들며 두 번째로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예식장(-21.7%) ▷호프전문점(-19.8%) ▷노래방(-17.6%) ▷구내식당(-16.7%) ▷여관·모텔(-15.6%) 등의 순이었다.

감소 폭은 호프전문점이 가장 컸다. 이 기간 1776개에서 1424개로 352개 급감했다. 노래방 감소 폭이 305개(1732개 → 1427개)로 두 번째로 컸고, 구내식당(-240개)과 간이주점(-23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4개 밀집·밀폐 업종에서만 112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여관·모텔(-217개, 5위)과 PC방(-198개, 6위)을 포함하면 폐업 업체 수는 더 늘어난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 탓에 다른 자영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산지역 16개 구·군별로 보면 호프전문점의 경우 수영구(-45.4%) 연제구(-32.6%) 남구(-32.5%) 동구(-23.3%) 등 원도심에서의 감소율이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졌다.

주력 산업 침체로 자영업자 늘어나는 지역 경제의 취약한 구조가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앞에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자영업자 수는 2020년 1월 33만8000명에서 올해 1월 36만2000명으로 7.1%(2만4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 전체 취업자 수가 166만 명에서 167만7000명으로 1.0%(1만7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7배나 높은 증가율이다. 이 기간 부산 제조업 취업자 수는 25만8000명에서 22만6000명으로 12.4%(3만2000명) 급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펜션·게스트하우스 150% 급증

반면 부산 100대 생활업종 중 이 기간 사업체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펜션·게스트하우스다. 2020년 1월 169개에서 올해 1월 424개로 150.9% 급증했다.

해당 통계의 첫 공시 시점인 2017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부산 펜션·게스트하우스 증가율은 89.9%(89개 → 169개)였는데, 그 이후 3년 동안에는 이보다 1.7배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로 눈을 돌린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통신판매업도 1만7049개에서 3만2416개로 90.1% 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신판매업은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에 의해 주문을 받고 상품을 소비자에게 인도하는 업종’이다.

비대면 영업이 가능한데다 신청 절차도 비교적 수월해 사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커피음료점(60.9%) 헬스클럽(57.9%) 공인노무사(52.5%) 기술 및 직업 훈련학원(47.0%) 등의 순이었다.

커피음료점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시장이 상용직을 중심으로 얼어붙으면서 청년들이 아예 소규모 카페 창업으로 발길을 돌린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