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동(洞 )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의심거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국토교통부는 전세 거래량이 급증했던 2020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신고된 빌라, 오피스텔, 저가 아파트 거래 가운데 정상적인 것으로 보기 어려운 2000여 건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전국 18개 지역, 29개 동이다. 의심거래 사례는 임대차 계약 후 단기간 내 대량 매입 및 매도. 특정인이 빌라 전체를 수 차례 ‘통매수’, 전세가율 100% 이상 주택 대량 매입, 매매 신고 후 이를 취소하면서 그사이에 임대차계약 체결, 임대차 확정일자 당일 매매계약 체결 등이다.

18개 조사 대상 지역 가운데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이 아닌 곳은 해운대구와 세종시, 전남 광양시 3곳뿐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운대구의 어느 동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구체적 법 위반 사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범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국토부가 기획조사에서 중점적으로 살피는 부분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여부, 거짓 신고를 비롯한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명의신탁, 편법 증여 등이다. 지난 1월 말부터 대상자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이달 말까지 한국부동산원에서 1차 조사를 한다. 이후 국토부가 2차 정밀 조사를 실시한 뒤 6월 초 결과가 나오면 이를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기획조사가 완료 전이라도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 공모나 전세사기가 확실하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를 위해 우선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조사 대상 2000여 건 중 17건이 형사처벌 대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자는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 93이다.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와 ‘갭 투기꾼’은 서로 공모해 매매대금 이상의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차액을 나누는 방식으로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거래신고 정보 분석을 통해 조직적 전세사기 의심거래를 추출한 뒤 조사하고 있다”며 “위법 행위가 확실하게 드러나면 신속한 형사 처벌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