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원이 의뢰인을 만났을 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해당 분양에 전문성이 없는 이들이 부동산 거래에 대거 개입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오는 10월 19일부터 중개보조원은 자신이 공인중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의뢰인에게 공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중개보조원과 소속 공인중개사에게 각각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 공인중개사가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해 중개보조원에게 상당한 수준의 주의를 줬거나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고용할 수 있는 중개보조원 수는 공인중개사 1인당 5명 이내로 제한된다. 중개보조원 채용상한제는 지난 1999년 폐지됐으나 24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앞으로 신분을 속이는 중개보조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진은 부산의 아파트 단지로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국토부는 전세사기 의심 거래 조사 과정에서 중개보조원이 적극 가담한 사례가 대거 드러나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전세사기 의심자 1034명 가운데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은 427명(41.3%)으로 집계됐다. 

현재 규정상 중개보조원은 일정 시간의 교육 외에 특별한 자격 요건이 없어도 부동산 일을 할 수 있다. 고객을 매물 현장으로 안내하는 등 공인중개사 업무를 돕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그러나 부동산 계약서를 직접 작성하거나 계약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또 공인중개사와 달리 중개와 관련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져야 하는 책임 범위는 작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악용해 중개보조원을 다수 고용해 영업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보조원 수를 6만5941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개보조원으로 신고하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실장’이나 ‘이사’ 등이 적힌 명함을 사용, 고객들의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토부는 불법 행위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됨에 따라 중개보조원의 공인중개사 사칭 사례가 크게 줄어들어 부동산 거래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