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비 사업지에서 규정에 맞지 않는 운영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27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19일까지 부산시 등 지자체와 합동으로 전국의 정비사업조합 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에서 110건의 부적격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가운데 15건을 수사 의뢰하고 20건은 시정명령, 2건은 환수 조치, 73건은 행정지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는 남구 대연3구역 재개발 조합, 금정구 서·금사재정비촉진A 재개발 조합이 올해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울산에서는 중구B-04구역(교동지구) 재개발 조합과 남구B-14구역(야음동 송화3) 재개발 조합이 이번에 점검을 받았다.

국토부는 아직 지적 사례가 위법으로 인정된 것이 아닌 데다 지자체의 행정 조치 등이 이행되는 중이어서 어느 조합이 어떤 부적절한 운영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조합원들에게는 세부 내용이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청사. 국제신문DB

국토부는 정비사업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지자체, 한국부동산원, 변호사, 회계사 등과 합동 기구를 만들어 매년 정기적으로 조합 운영 실태 전반을 살피고 있다.

점검반은 총회에서 의결한 예산 범위를 초과하거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계약 체결,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로 미등록한 업체가 총회대행 업무 수행, 조합이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개를 지연한 사례 등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도시정비법은 총회 의결이 없는 자금 차입 추진 등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점검반은 또 각종 예산의 회계처리가 불명확하거나 관계 법령과 다르게 조합정관을 운영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조치를 했다. 아울러 회의비 등을 지급할 때 원천징수를 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조합에는 행정지도를 했다. 업무추진비로 점심 식대를 중복 지급한 사례와 관련해서는 해당 금액을 환수했다.

국토부는 최근 들어 정비사업 조합이 대체로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도 문제가 많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올해부터는 상·하반기로 나눠 연 2회 합동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조합의 투명한 운영은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뿐 아니라 구성원의 피해 방지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 관리·감독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부적격 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