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조직 내 비위도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대대적인 혁신과 쇄신을 이뤄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을)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LH 임직원의 내부 징계 건수는 299건으로 집계됐다. 징계 종류별로는 수위가 가장 낮은 견책이 16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감봉 58건, 정직 32건, 파면 24건, 해임 18건, 강등 7건 등의 순이었다. 징계 사유는 취업규칙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업무처리 부적정 등으로 파악됐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사장 주재 회의에서 최근의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연도별 징계 건수는 2018년 32건, 2019년과 2020년 각 35건이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95건으로 전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이 해에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이 4건이었으며 파면도 10건이나 됐다. 당시 내부 직원의 땅 투기 사태로 인해 자체 감사 수위가 높아진 데다 외부 기관에서 적발된 임직원 비위 사실에 대한 징계가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징계 건수는 68건으로 2021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올해에는 34건에 대해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종류별로는 17건, 정직 8건, 감봉 5건, 해임 3건, 파면 1건이었다. 뇌물 및 금품 수수, 음주운전 등 혐의로 처벌받은 임직원도 있었다.

한편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수사기관이 LH 임직원을 상대로 수사를 한 사례는 122건이었다. 또 9건에 대해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 업무상 횡령, 부패방지법 위반 등으로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22건은 재판에 넘겨졌다. 기타 벌금형은 6건, 일부 무혐의·일부 기소는 2건, 일부 무혐의·일부 벌금형은 3건으로 나타났다.

LH는 내부 징계 건수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자체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2021년 투기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적발된 일탈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징계를 받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신도시 땅 투기 사건에 이어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사례까지 밝혀지면서 LH 임직원의 공직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