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부산지역 연간 출생아 수가 1만4000명대를 유지하는 것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인구 절벽’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0.6명대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특히 중구 금정구 등 원도심의 저출산 문제는 부산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30일 각각 발표한 ‘2022년 출생 통계’ 및 ‘2023년 6월 인구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 출생아 수는 1만4134명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1만4446명)보다 2.2% 줄었고, 10년 전인 2012년(2만8673명)과 비교하면 50.7%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부산 출생아는 경제·인구 등의 규모가 비슷한 인천(1만4464명)보다 330명 적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인천을 밑돈 것이다. 2017년까지는 부산이 더 많았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 고령화에 3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지난 10년간 출생아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진단했다.

아이 울음소리가 뚝 끊기면서 지난해 부산 합계출산율은 연간 기준 역대 최저인 0.72명에 머물렀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0.5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특히 올해 2분기 부산 합계출산율은 0.66명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0.73명)보다 0.07명 줄어든 것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저치다. 모든 분기를 통틀어서 보면 2021년 4분기 합계출산율(0.62명)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문제는 부산 내에서도 고령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원도심의 ‘저출산 쇼크’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역 16개 구·군별 합계출산율(이하 지난해 연간 기준)은 중구(0.46명) 금정구(0.58명) 사상구(0.60명) 남구·부산진구(각 0.62명) 순으로 낮았다.

특히 중구는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서울 관악구(0.42명·최저)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낮았다. 중구 출생아 수는 지난해 101명밖에 되지 않았다.

부산 16개 구·군 중 합계출산율이 1명대를 기록 중인 지역은 강서구(1.18명) 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5곳은 모두 0명대에 머문 셈이다.

다만 강서구도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2.1명)보다는 낮았다.

출생아 수 감소는 단순히 아이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1.0% 줄어들면 국내총생산(GDP)은 0.59%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 생산가능인구는 2021년 230만7000명에서 지난해 225만9000명으로 2.1%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