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 부산지역의 화물차 안전기준 위반 건수가 급증했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건수의 67.4%에 이르렀다. 정부가 더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화물차 안전기준 위반으로 단속된 사례는 5만139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5418건, 2020년 9261건, 2021년 9241건, 2022년 1만2206건, 올해 1~6월 1만5270건 등이었다. 또 이 기간 불법 튜닝 단속 건수는 6415건(2019년 259건, 2020년 934건, 2021년 1048건, 2022년 2038건, 2023년 1~6월 2136건)이었다. 안전기준 위반 및 불법 튜닝으로 적발된 차량은 3만9238대(2019년 4166대, 2020년 5695대, 2021년 7208대, 2022년 1만299대, 2023년 1~6월 1만1870대)로 조사됐다.

화물차 후부 안전기준 위반 사례. 국토교통부 제공

같은 기간 부산지역에서는 1347건이 단속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251건, 2020년 239건, 2021년 303건, 2022년 331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23년 1~6월의 위반 건수는 223건으로, 지난해 전체의 67.4%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누적 적발 건수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과 울산의 단속 건수는 각각 6145건, 1082건이었다.

전국의 화물차 법규 위반 유형은 ‘후부 반사판 설치 상태 불량’이 1만4052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불법 등화 설치’ 1만1203건, ‘등화 손상’ 1만318건, ‘후부 안전판 불량’ 2812건 등이었다. 불법 튜닝은 ‘물품 적재장치 임의 변경’ 3929건, ‘등화장치 임의 변경’ 889건, ‘차체 제원 변경’ 860건, ‘승차장치 임의 변경’ 417건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화물차의 안전기준 위반이나 불법 튜닝은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화물차 후부 반사판은 뒤따르는 자동차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고 차량의 추돌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데도 설치 상태가 불량하면 이 같은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또 물품 적재장치 임의 변경에 속하는 불법 판스프링은 낙하 때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도로 위 흉기’라고도 불린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2712대가 불법 판스프링 부착 혐의로 적발됐다.

허 의원은 “안전기준 위반과 불법 튜닝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근본적인 제도개선 등을 통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