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규제 개선과 행정 절차 단축을 통해 ‘세계적 미술관 부산 건립’ 등 동남권 4개 투자 프로젝트의 조속한 추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이들 사업은 각종 규제에 막혀 정체되거나 보류된 상태다.

정부는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면 총 1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기획재정부는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기업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투자 파급 효과가 큰 전국 18개 프로젝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기업의 투자 계획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18개 사업에 대한 기업 투자 규모는 총 46조 원에 달한다. 부산지역 사업은 2개, 울산과 경남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는 각각 1개다.

우선 정부는 부산시가 추진하는 ‘세계적 미술관 분관 부산 건립’을 지원하고자 지방재정법상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면제하는 등 패스트 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연계된 이 사업은 시가 행사 시작일(2030년 5월 1일) 이전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지방재정 투자 심사와 공원 조성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하지만 통상적인 절차대로 진행하면 2025년 3월에야 절차 완료된다.

이에 정부는 ‘부산엑스포 시작 전 개관’을 지원하고자 이들 절차를 면제하거나 단축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사업 기간인) 내년부터 2029년까지 2000억 원 투자가 예상된다”며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면 이와 연계한 문화 행사 개최로 성공적인 행사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내 생산시설 건립 프로젝트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 일부 기업은 에코델타시티를 대상으로 반도체 검사용 제품의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생산시설 내에 항온항습기와 같은 개별냉방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생산시설 구축 예정 부지가 ‘집단에너지 의무 공급 지역’이어서 지역 냉방 외 별도 에너지를 활용하는 개별냉방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업 투자가 사실상 막혔다.

정부는 현장 실사 등을 개별냉방시설 설치를 연내 허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착공하면 향후 2년간 2000억 원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9조3000억 원을 투자해 만들어지는 석유화학시설의 부지 확보도 돕는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 투자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야적장 및 주차장 등 설치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 작업이 현재 멈춰있다.

인근에 미활용 부지가 있으나 산업집적법에 따라 임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법 개정 및 대체 부지 확보 등을 통해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석유화학시설은 2026년 준공된다. 추 부총리는 “준공 때까지 9조 원이 넘는 투자 효과는 물론 신규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경남에서는 창원 덕산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창원시는 덕산산단을 조성해 방위산업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산단 조성 과정에서 공원 조성 등 복구 사업을 계획했으나 최근 공사비·보상비 상승으로 사업비가 크게 늘면서 산단 조성 사업에 애로가 발생했다.

입주 희망 기업의 철회·포기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에 정부는 복구 사업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산단을 적기에 조성하면 1467억 원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