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가운데)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역동경제 구현으로 요약된다.

올해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민생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되는 만큼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기업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하지만 일부 대책의 실효성 우려와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굵직한 대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제 도약와 체질 개선의 가장 중요한 해”

이날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다. 이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전망치(2.4%)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지난해 말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과 증권사 20곳의 평균 전망치(2.0%)나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 전망치(2.1%)보다는 높다.

통상 정부(기재부) 전망치에 ‘경제 성장 의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2.2%라는 수치에는 2024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정부의 기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일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는 경제 도약와 체질 개선의 가장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생경제 회복 ▷잠재 위험 관리 ▷역동경제 구현 ▷미래 세대 동행을 올해 경제정책 방향의 4대 기조로 정했다.

우선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2%대 물가 달성’을 위해 범부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에너지 바우처 등 물가 관리·대응 예산을 지난해보다 1조8000억 원 늘려 총 10조8000억 원 지원한다.

중앙·지방 공공요금은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과일 21종을 대상으로 관세 면제·인하을 추진하고, 민간 배달앱과 협조해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배달료 할인쿠폰을 3월부터 발급한다.

생계비 부담도 낮춘다.

정부는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를 1.7%로 동결한다. 특히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의 연체 가산 이자률을 현재 월 1.2%에서 0.5%로 낮춰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개인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따른 공공기록 등재 기간은 올해에 한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소상공인 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중 연매출 3000만 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 126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20만 원씩, 총 2520억 원 규모의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 프로그램을 2조3000억 원 이상 규모로 제공한다.

현재 40%로 설정된 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올해 상반기 80%로 한시 상향된다. 전통시장의 매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도 추진한다.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 대상을 88만3000명에서 103만 명으로 확대하고, 수당도 2018년 이후 6년 만에 2~4만 원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노인 기초연금은 월 최대 33만5000원으로 지난해(32만3000원)보다 늘어난다.

●숙박쿠폰 사용, 비수도권으로 한정 추진

정부는 내수 활성화 방안도 비중있게 추진한다.

우선 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올해 상반기 한시적으로 20%로 올라간다.

앞서 정부는 올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나면 해당 증가분에 대해 10% 비율로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했는데, 이 비율이 오는 6월 말까지 20%로 상향되는 것이다.

노후차를 교체할 때 적용하는 개별소비세는 70% 한시 인하한다. 5등급 경유차 폐차 지원금 지급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행가는 달’을 연 2회(2·6월) 운영한다. 지난해까지는 6월에만 시행했다.

연초 관광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역축제 조기 개최도 추진한다. 숙박쿠폰 발행 규모(9만 장→45만 장)를 대폭 늘리고 근로자 휴자지원 사업 대상은 9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확대한다.

특히 정부는 지역 관광 촉진을 위해 숙박쿠폰 사용 지역을 비수도권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Duty-Free 페스타’의 할인 폭(최대 20%→30%)과 기간(31일→40일)을 확대하고 K-팝 콘서트 등과 연계해 소비 확대를 유도한다.

면세점 업황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부진한 점을 감안해 지난해 매출분에 대한 특허수수료 경감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