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더 쓰면 소득공제율 20%
- 다주택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역동경제 구현으로 요약된다. 올해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민생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되는 만큼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요 대책이 상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오는 4월 총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숙박쿠폰 사용, 비수도권 한정 추진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다. 이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전망치(2.4%)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통상 정부(기재부) 전망치에 ‘경제 성장 의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2.2%라는 수치에는 2024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정부의 기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6%로 전망됐다.

우선 정부는 ‘상반기 중 2%대 물가 달성’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물가 관리·대응 예산을 지난해보다 1조8000억 원 늘려 총 10조8000억 원 지원한다. 중앙·지방 공공요금은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과일 21종을 대상으로 관세 면제·인하를 추진한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 방안도 비중 있게 추진한다. 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올해 상반기 20%, 하반기 10%를 적용한다. 연간 공제 한도는 100만 원이다. 숙박쿠폰 발행 규모(9만 장→45만 장)를 대폭 늘리며, 지역 관광 촉진을 위해 숙박쿠폰 사용 지역을 비수도권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1년 연장

수출·투자 활성화 대책도 제시됐다. 올해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355조 원 규모로 공급하는 한편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역대 처음으로 상향(중소기업 기준 50%→60%)한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현금 지원 예산은 5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확대되고, 첨단전략기술 분야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 한도도 비수도권 기준 300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늘린다. 울산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대해서는 올해 부지 및 기반시설(전력) 조성을 지원한다. 경남 창원 ‘방위 원자력 국가산단’은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2027년까지 산단 계획을 승인하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임차인이 현재 거주 중인 소형·저가 주택(아파트 제외)을 매입하면 올해 한시적으로 취득세 감면(최대 200만 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소형·저가 주택 기준은 60㎡ 이하이면서 취득가액이 수도권은 3억 원 이하, 비수도권은 2억 원 이하인 경우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하고,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이 건설사나 PF 사업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비주택 PF 보증’(4조 원)과 ‘건설사 특별 융자’(4000억 원)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