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중소기업 ‘녹색경영’ 취약
- RE100 활동 비수도권 모자라
- 친환경 소비·저탄소 경영 확산을

“부산처럼 제조업 공장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수도권에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효율화 실천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김연화 회장이 탄소중립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제공

부산에는 국내 산업을 이끄는 조선 자동차는 물론 ‘제조업의 근간’으로 불리는 뿌리기업이 집중돼 있다. 이들 업종·기업은 지역을 넘어 한국 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런 위상과는 별개로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탄소중립이다. 부산시가 2022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부산 제조업체 가운데 99.8%는 탄소중립에 취약한 중소기업이었다. 지역 제조업체 거의 대부분이 해당 분야에 대한 준비가 아직 안 된 셈이다.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김연화(71) 회장은 최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분야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인 캠페인) 활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비수도권에는 미치지 못 한 것 같다”며 “특히 제조업이 활성화한 부산에서는 기업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탄소중립 이행의 중요성을 필수적으로 인지하고 적극적인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공정한 시장 환경과 소비자 정책 개발 등을 위해 1994년 발족한 사단법인이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김 회장은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가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 울산 등지에서 에너지 효율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상당수 시민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특히 1000명 이상이 ‘에너지 절약을 통한 탄소중립 활동’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루 1㎾h(킬로와트시) 줄이기’ 캠페인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탄소중립은 일상 생활이나 경영 활동에서 국민·기업의 실천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녹색소비’(친환경 제품 구매) 확산이나 에너지 수급 위기 극복을 위한 저탄소 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기업의 부당 행위를 막기 위해 플랫폼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반발이 커지자 최근 ‘원점 재검토’ 방침을 확정했다.

김 회장은 “플랫폼법의 핵심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기업 압력에 밀려 재검토에 들어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일부 업체의 독점적 지배력을 해소하고 소비자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앙대학교에서 박사(가정학) 학위를 딴 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과 국무총리실 산하 소비자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는 창립 연도인 1994년부터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