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검사서 불완전판매 정황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책임분담기준안(자율배상안)을 오는 11일 발표한다. 당국은 이와 함께 홍콩 ELS 판매 금융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도 검토한다. 당국의 발표에 금융사와 투자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8일 홍콩ELS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무리한다. 금감원 현장검사는 지난 1월 돌입한 뒤 최근 두 차례 더 연장됐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토대로 오는 11일 자율배상안을 발표한다. 자율배상안을 놓고 은행 등 금융권과 줄다리기도 전망된다. 자율배상이 안 된 부분은 은행과 소비자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배상안을 협상해야 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금감원은 배상절차와 함께 금융사 제재를 위한 법리검토에도 들어갈 방침이다. 금감원은 현장검사에서 적합성 위반, 설명의무 위반 등 불완전판매 정황을 발견한 상태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만큼 은행 임직원 신분제재, 과징금 등 기관제재가 검토될 수 있다. 특히 금감원은 과징금으로 은행에 책임을 묻는 방안을 고려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얻는 이익만큼 책임을 물어야 잘못된 영업관행이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은행 이익 수준에 달하는 과징금이란 결국 수천 억 원에서 조 단위라는 의미다.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되면 은행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소비자들도 금감원의 배상안을 주시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배상 비율을 0~100%까지 차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강화 비전을 밝히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부각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반 ELS의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는 249억 원으로, 국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송현주 자산관리그룹장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난도 상품 가입 사흘 후까지 고객 가입 의사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도입해 완전 판매에 100% 근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