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 DB

올해 1~5월 재화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올해 상반기 수출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내수는 여전히 그늘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100.8(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2)보다 2.3% 줄었다.

이 감소율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3.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뿐 아니라 부산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도 지난 5월 115.1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지난 4월(-10.3%)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전국 소매판매는 최근 2년 중 4개월을 뺀 20개월간 모두 감소하는 보기 드문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0.8%) 반짝 증가했을뿐 1월과 3~5월 모두 내리막길이다.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올해 1~5월 서비스업 생산(이하 지수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증가율은 2020년(-2.2%)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대표적 생활 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부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1월(0.2%)을 뺀 나머지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단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매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비투자도 지난해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줄고 있다. 지난 3월 10.2% 감소한 건설기성은 4월 3.1% 반등했지만 지난달 4.6% 다시 뒷걸음질 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째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로 확산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내수는 요지부동인 셈이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급락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1.0포인트) 이후 4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가 뚜렷했던 제조업 생산도 올해 들어 격월로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3.3% 감소(전월 대비)했던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4월 2.7% 늘며 반등했지만 지난달 다시 뒷걸음질(-1.1%) 쳤다.

계속된 내수 부진에 더해 성장세마저 주춤하면서 다음 달 발표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조정’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질 GDP는 올해 1분기 ‘깜작 성장’(1.3%·잠정치)으로 이미 그에 상응하는 기계적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