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굴·전복·광어·우럭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수산물 생산량이 바다 수온 상승으로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말 종합대책을 수립해 발표한다.

20일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은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할 때 2245줄(1줄=약 14만2000마리)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폐사 홍합이 없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이달의 홍합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달(3684t)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 9월 생산된 홍합도 고수온 영향으로 생육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과 전남의 주요 생산지 7곳 중 5곳의 홍합은 성장 및 비만도 평가에서 ‘나쁨’ 평가를 받았다. 병해를 앓거나 살이 떨어져 껍질만 남는 현상이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등의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남 거제시 하청면의 굴 양식장에서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굴은 고수온 영향으로 7628줄이 폐사했다. 지난해(916줄)의 8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달 생산량은 750ｔ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복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수온으로 인해 폐사가 일어나자 어가들이 먹이 공급을 중단하는 바람에 이달 생산량은 1650ｔ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4.5% 감소한 수치다.

이밖에 오징어, 바지락, 광어, 우럭 등도 고수온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오징어 생산량은 2643t으로, 작년 동기와 평년보다 각각 39.0%, 74.9% 줄었다. 오징어가 수온이 낮은 곳을 찾아 기존 어장을 벗어난 것이 물량 급감 원인이다. 바지락은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 8월 생산량이 1567t으로, 작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다. 또 광어는 고수온 영향으로 치어 폐사가 늘면서 250g 미만의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 줄었다. 우럭 역시 대량 폐사로 인해 10월 생산량이 전년 동기(1010t)와 지난달(1185t)보다 적은 1000t가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해수부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지난달부터 가동한 ‘수산·양식 분야 기후변화 대응 테스크포스(TF)’의 분석을 바탕으로 11월 말에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해수부 측은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 바다 환경 변화 정도, 어선 어업과 양식 어업의 대응 방안, 개선이 필요한 규제 발굴, 안정적인 수산물 수급책 등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협은 지난 16일 첫 회의를 한 ‘기후변화 대책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해 다양한 고수온 대처 방안을 세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