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철도 지하화 사업의 얼개를 마련한 뒤 정부의 선도지구 공모에 공식 응모했다. 올해 말 있을 사업지 대상에 뽑히면 일정이 본격화된다. 업계 등에서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의지와 지역 특성 및 위상 등을 고려할 때 부산이 선도지구에 선정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전망한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시는 접수 마감일(25일)을 이들 앞둔 지난 23일 사업 참여 의사를 담은 공문을 제출했다. 사업이 진행될 구간은 11.7㎞다. 전체 사업비는 3조6000억 원이다. 세부적으로는 경부선 구포~가야차량기지 8.9㎞, 부산진역~부산역 2.8㎞다. 이 가운데 구포에서 가야차량기지에서는 철도 지하화가 이뤄진다. 그러나 시는 전문가 등 각계 의견 수렴 결과, 부산지역~부산역 구간은 지하화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철로 위에 데크 등 인공구조물을 세우는 방식을 채택했다. 상부에는 시민을 위한 공원과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경부선이 지나는 부산역과 부산진역 일대. 국제신문DB

시는 당초 화명~가야차량기지(10.7㎞)와 부산진역~부산역(2.3㎞) 등 13㎞가량을 지하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추정 사업비는 7조3500억 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이 변경됐으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사업비도 대폭 삭감됐다. 이에 대해 시는 철도 지하화는 재정 사업 대신 철도부지 개발을 통해 생기는 수익으로 진행되는 만큼 사업비 부족으로 공사에 차질이 새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지역 철도 지하화는 시의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다. 100여 년 전 경부선이 개설된 이후 오랫동안 도심을 단절한 철도를 걷어낸 뒤 그곳에 도시의 모습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부는 얼마나 많은 지자체가 선도지구 선정에 응모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해당 지자체는 모두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부는 제출된 서류에 대해 계획 적정성, 사업 타당성, 도시에 미칠 영향 등을 세밀하게 살핀 뒤 늦어도 올해 중에는 선도지구 대상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계획을 확정해 각 지역에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도록 한다는 방침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