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등에 신문용지를 공급하는 국내 제지업체 3곳이 ‘용지 가격 인상’ 등을 담합한 혐의로 정부 제재를 받게 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주페이퍼 ▷대한제지 ▷페이퍼코리아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5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공정위는 가담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한 업계 1위 전주페이퍼에 대해 검찰 고발까지 결정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전주페이퍼 148억4600만 원, 대한제지 98억7500만 원, 페이퍼코리아 58억1600만 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20년 이후 신문용지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자 제품 가격을 함께 올리고,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신문사에는 공급량을 축소하기로 답합했다.

이를 위해 각 회사의 영업 담당자들은 신문사 주변에서 최소 9차례 이상 모임을 갖고 텔레그램 대화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했다.

약 1년 9개월간 이뤄진 담합을 통해 3개사는 신문용지 1ｔ(톤)당 가격을 2021년 10월, 2022년 6월에 각각 6만 원씩 인상했다.

공정위는 “인상 과정에서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은 신문사들에 대해서는 공급량을 줄였다”고 전했다.

특히 공정위는 “이 사건 담합은 신문 발행에 있어 필수적인 용지 가격을 상승시켜 거래 상대방인 신문사 등에게 피해를 발생시켰다”며 “이는 종이 신문의 구독료 상승으로 이어져 신문을 구독하는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문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담합 기간 종이신문의 월평균 구독료는 21.52%(1560원)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신문용지 공급시장에서 이들 3사의 합계 점유율은 100%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로 법 위반이 반복되는 신문용지 제조업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이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원가 상승을 이유로 담합 행위를 벌이는 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면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