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생수 시리얼 초코과자 등 생필품 가격이 도미노처럼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족’과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찾는 ‘듀프족(Duplication·대체품)’도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한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연말을 앞두고 생수, 시리얼, 우유, 초코과자 등 생필품 가격이 대거 올랐거나 오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와 견과류 등 국제 시세가 2~4배 이상 급등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오리온은 다음 달부터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올린다고 밝혔다. 초코송이 20%, 마켓오 브라우니 10%, 오징어땅콩 6.7% 등이다. 다만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초코파이 가격은 유지하고, 초콜릿 투유는 당분간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오리온의 제품 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먹는샘물(생수) 백산수(농심) 가격도 다음 달부터 주요 유통사 출고가가 평균 9.9% 오른다. 편의점 기준 백산수 500㎖ 제품은 현재 950원에서 1000원, 2ℓ는 1700원에서 1900원으로 오른다. 식사 대용으로 즐겨 찾는 농심켈로그 콘푸로스트는 3500원에서 3700원으로, 동서식품 포스트 콘푸라이트는 4500원에서 5000원에 판매한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 15일부터 맥심 모카골드 리필 제품을 출고가 기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올리는 등 인스턴트커피 커피믹스 등 커피류 제품을 평균 8.9% 인상했다.

생필품 물가가 오르자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보장된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10월 부산 매장 기준 노브랜드 생필품 항목이 전년 동기 대비 7~20%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조미료 20% ▷건·견과류 19% ▷생활가전 11% ▷우유 등 유가공품 8% ▷커피·차 7%의 상승률을 보였다.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You Only Need One)족을 비롯해 명품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브랜드를 애용하는 듀프족도 등장했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파오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스파(SPA)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동기 급상승하고, 관련 검색어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축된 장바구니 심리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100보다 크면 소비자 기대 심리가 장기 평균(2003~2023)과 비교해 낙관적이란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향후 경기전망(74)은 지난달과 비교해 7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