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중국 반도체 투자·생산의 급격한 확대로 메모리 등 반도체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서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반도체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통합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우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대한 정부 지원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경기 용인·평택(메모리 반도체 분야)과 울산(미래 이차전지) 등 총 7곳을 해당 특화단지로 선정했다. 현재 단지별로 500억 원의 기반시설 자금이 지원된다. 구체적인 상향 금액은 추후 결정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에 대해서는 우수 교원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정부는 소재 부품 장비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등 반도체 전반에 14조 원 이상의 정책금융도 공급하기로 했다. 지원 시기는 내년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반도체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4조2500억 원을 공급한다. 14조 원 중 30.4%를 차지하는 규모다. 해당 정책금융과 별개로 1200억 원의 신규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조성한다.

아울러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반도체 기업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의 투자세액 공제를 적용받는다. 이 비율을 더 높인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내 송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국비 지원도 추진한다. 다만 반도체 인프라가 대부분 서울·경기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정부 방안에 따른 혜택이 자칫 수도권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현재 기업 구조조정 외에 산업체질 개선 방안까지 논의하는 회의체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