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4%가량 늘었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저소득 가구는 내수 침체 장기화 여파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가구(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근로+사업+재산+이전 등)은 525만5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4% 늘었다.

이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4.7%) 이후 최고치다. 아울러 최근 5개 분기 연속 증가세(전년 동분기 대비)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도 지난해 3분기보다 2.3%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은 332만9000원으로 3.3% 증가했다. 통계청은 취업자 수 증가와 임금 상승 등을 근로소득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사업소득(98만7000원)은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에 타격을 주는 내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전소득(78만4000원)과 재산소득(5만4000원)도 각각 7.7%, 51.8% 늘었다.

하지만 소득 분위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고소득층 근로소득이 저소득층보다 더 많이 늘면서 소득 분배 지표가 나빠졌다.

올해 3분기 소득 상위 20% 가구(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근로소득(802만4000원)이 5.0% 증가한 것을 비롯해 재산소득(11만5000원·34.2%) 이전소득(80만6000원·12.6%) 사업소득(223만4000원·1.0%)도 모두 늘었다.

소득 하위 20% 가구(1분위)는 올해 3분기 월평균 소득이 118만2000원으로 5.4% 증가했다. 하지만 근로소득(25만4000원)은 3.4% 줄었다.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은 ▷1분위 고령가구 증가 ▷취업자 수 감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사업소득(12만1000원)도 8.6% 감소했다.

재산소득(1만3000원)과 이전소득(78만2000원)은 각각 31.4%, 10.4% 늘었다.

이처럼 고소득층 소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올해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9배로 지난해 3분기(5.55배)보다 0.14배 포인트 올랐다.

이 배율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올해 3분기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하위 20%보다 5.69배 더 많았다는 뜻이다. 결국 ‘소득 불균형’이 0.14배 포인트만큼 심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정부는 “5분위 배율 변동 수준이 신뢰구간 내에 있어 (0.14배 포인트 상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5% 증가했다. 2021년 1분기(1.6%) 이후 15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다만 실질 소비지출은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지출이 3.5% 늘었지만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1.4%만 늘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