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황 부진 등으로 공급이 줄면서 배추 가격이 급등한 사례를 막기 위해 비출 물량 및 저장 기간을 현재보다 1.5배 늘리기로 했다. 수급 안정을 통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매장에 진열된 배추.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부터 배추와 무 등의 비축량을 늘리는 한편 첨단 저온 저장 기술을 활용, 보관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만 ｔ이었던 봄배추 비축량은 내년에 1만5000t으로 늘어난다. 또 올해에는 6~7월에 물량을 비축, 최대 60일을 저장한 뒤 8월 말까지 공급했으나 내년에는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시중에 풀릴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되면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될 때까지 봄배추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농식품부는 배추 비축 기간을 늘리기 위해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CA는 밀폐된 저온 저장고에서 산소를 2%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농산물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정부 비축기지 내에 CA 저장고 5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CA 저장고 가동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폴리에틸렌필름 밀봉’ 등 다른 방식으로 저장 기간을 늘리는 것도 함께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기후변화로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이 감소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봄배추 비축 물량 증대와 저장 기간 연장은 수급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통계를 보면 올해 배추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7월까지 4000원대였지만 8월에 6000원대로 뛰었으며 9월과 10월에는 8000원을 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말에는 한 때 1포기 가격이 1만 원에 이르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농식품부 측은 “내년 봄배추 저장은 수급 상황과 농가의 여름 배추 재배 의향 면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올해처럼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축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