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삼성전자 영향 미미

-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위축 우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관련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중국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처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내년 1월 20일)을 앞두고 단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돼 글로벌 반도체 등의 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발표한 보도참고 자료에서 “이번 결정은 미국이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한 조처”라며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2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대중국 수출 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공지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AI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미국은 이번 수출 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 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미국 원천 기술에 크게 의존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의 대중국 HBM 수출은 제약을 받게 됐다.

하지만 산업부는 미국의 이번 통제가 HBM을 중국에 직접 수출하는 경우에만 해당돼 우리 기업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대부분의 HBM을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공급한다. 삼성전자 역시 일부 사양이 낮은 HBM을 중국에 수출하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작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미국이 이번에 함께 발표한 반도체 장비 추가 수출 통제 역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반도체 제조 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을 신규 대중 수출 통제 대상으로 올렸다.

산업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영향을 지속해 점검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애로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 모색에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향후 중국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통제 제도 설명회를 개최하고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업계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미국 정부와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집중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