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이 매년 떨어지자 정부가 적정 생산량 유지를 위해 내년에 벼 재배 면적을 8만 ha 줄이기로 했다. 이는 여의도의 276배 규모다. 또 생산 및 소비구조는 고품질 품종 중심으로 바꾼다.

농업기계를 이용해 벼 수확을 하는 농민.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2025년~2029년)을 발표했다. 생산보다 소비량 감소율이 더 큰 구조적 공급과잉 상태 때문에 2005년 이후 12차례에 걸친 시장격리에도 쌀값 불안정이 계속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마련됐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8년 61.0㎏에서 지난해에는 56.4㎏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농식품부가 추진할 5대 과제는 ▷재배 면적 감축 ▷품질 고급화 ▷산지 유통 경쟁력 강화 ▷신규 수요 창출 ▷연구·개발(R&D 기반 확충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벼 재배 면적 조정제’를 시행한다. 감축 목표치인 8만 ㏊를 시·도별로 배정한 뒤 농가가 타작물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면적 감축을 이행하게 한다. 정책에 동참한 농가에는 공공비축미 매입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벼 대신 타작물을 심는 농가 지원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규모는 올해 1865억 원에서 내년에는 2440억 원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고품질 쌀 전문 생산단지’(50~100㏊)를 지정·운영한다. 내년에는 우선 시·도별로 1곳씩을 시범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단수가 낮지만 품질이 좋은 친환경 벼 재배지는 2029년까지 6만8000㏊를 확보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의 쌀 신규 수요 창출 방안에는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한 전통주 산업 육성, 쌀 가공식품 및 쌀 수출 확대, 적극적인 홍보로 쌀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고품질 쌀 유통 미곡종합처리장(RPC)’ 지정, 저가 판매를 비롯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비료 저감 기술 개발, 지역별로 전략작물 이모작 모형 발굴, 외국인 수요가 높은 품종 개발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방안이 제대로 진행되면 현재의 쌀 과잉 생산 구조가 점차 바뀔 것으로 내다본다. 최명철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의 초점은 쌀 소비량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관행적 생산체계를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친환경 체계로 바꾸는 데 맞춰져 있다며 “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게 세부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