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연간 소득이 전년보다 늘어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사람이 1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부자’ 계층에서는 10명 중 9명 정도가 해당 분위를 계속 유지했다. 소득 계층 하락 없이 ‘부자 지위’를 오래 유지한다는 의미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 계층도 해당 분위 유지 비율이 70%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연합뉴스

통계청은 17일 이런 내용의 ‘2017~2022년 소득이동 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현 정부의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사회 이동성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고자 통계청이 처음으로 집계·발표한 것이다.

소득 분위가 전년보다 올라가거나 내려간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소득이동성’은 2022년 기준 34.9%로 집계됐다. 나머지 65.1%는 2021년과 같은 소득 분위에 머물렀다.

소득이동성 비율은 ▷2019→2020년 35.8% ▷2020→2021년 35.0% 등 2년 연속 하락세다. 계층 간 이동이 그만큼 줄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소득 분위 이동자 가운데 계층이 상승한 사람은 17.6%, 하락한 사람은 17.4%로 나타났다. 상향 이동 비율이 다소 높았지만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수준이다.

2022년 계층 유지 비율을 분위별로 보면 5분위에 속하는 고소득자는 86.0%에 달했다. 모든 분위(1~5분위)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21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9명 가까이가 2022년에도 계층 하락 없이 ‘부자 지위’를 유지했다는 의미다.

5분위의 소득 분위 유지 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다른 분위에 비해 진입이 어렵고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쉽게 하위 계층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위에 속하는 저소득 계층의 소득 분위 유지 비율은 69.1%로 5분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 10명 중 7명이 이듬해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계층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사실상 ‘금수저’는 금수저 그대로, ‘흙수저’는 흑수저 그대로 계층이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분위와 3분위의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각각 65.6%, 54.7%였다. 2분위는 49.9%로 유일하게 50%를 밑돌았다.

소득이동성을 성별로 보면 2022년 남녀 상향 이동 비율은 각각 17.2%, 18.0%였다. 하향 이동 비율은 16.8%, 18.0%로 여성의 이동성이 더 높았다.

연령대별로 소득이동 비율을 보면 청년층(15~39세)이 4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장년층(40~64세·32.2%) 노년층(65세 이상·25.7%) 등 순이었다.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노년층의 경우 2022년 1분위가 39.8%로 가장 높았다. 가난한 노년층일수록 빈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청년층은 4분위(16.6%) 중장년층은 5분위(22.9%)에서 소득분위 유지 비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