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中企 10곳 중 3곳 “타격”
-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속출
- 최 부총리 “기업투자 적극 지원”

‘계엄 사태’가 몰고 온 경제 충격이 언제 완화될지 기약하기 어렵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경기 하방 압력을 우려하고, 중소기업과 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피해도 속출한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 피해 속출

수출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비상계엄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13일 수출 중소기업 513개(제조업 463개, 비제조업 50개)를 대상으로 긴급 현황조사를 한 결과 피해를 본 수출 중소기업이 26.3%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주요 피해 사례는 ‘계약 지연, 감소 및 취소’가 47.4%로 가장 많았고 ‘해외 바이어 문의 전화 증가’ 23.7%, ‘수·발주 지연, 감소 및 취소’ 23.0%, ‘고환율로 인한 문제 발생’ 22.2% 등이다.

부산에 있는 한 비제조업체는 “바이어가 이달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연기됐다”며 “현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문을 내년으로 연기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 계엄·탄핵 사태 등의 영향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46.9%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이 취소되거나 여행객이 투숙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피해가 없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중 앞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6.6%였다.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은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6개월에서 1, 2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정책으로 경기 부양해야

경기침체가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을 애초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조금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 배경으로는 “수출은 예상대로 유지되는 것 같지만 소비 지표인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하락하는 모습이다. 경제 심리 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포인트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성장 타개방안으로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피력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2차 투자활성화 장관회의에서 “최근 국내 정치상황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계획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투자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