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는 7만9278건의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 등 영남권의 사고 건수는 2만240건이었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합동으로 도로교통 안전 확보 및 동물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동물 찻길 사고’ 현장.

26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제3차 동물 찻길 사고 저감 대책(2025~2027)’을 수립, 도로관리청 등 관계기관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이 조사한 지난해 동물 찻길 사고 발생 현황 등을 바탕으로 추려낸 다발 상위 100구간을 선정한 뒤 맞춤형 예방 대책을 추진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두 부처는 우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동물 찻길 사고 예방시스템’을 설치한다. 도로에 출현한 야생동물의 종류 및 시간 등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한 뒤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방어막이 없어 도로에 야생동물 진입이 가능한 구간에는 유도 울타리를 세우는 한편 설치가 어려운 곳에는 고라니 등 발굽동물이 싫어하는 ‘노면 진입 방지시설’을 바닥에 깔기로 했다. 마을이 인접한 구간에는 밤에도 인식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주의 표지판’을 설치한다.

환경부와 국토부는 이와 함께 앞으로 동물 찻길 사고 조사 대상을 고라니 등 기존 포유류·조류에서 양서·파충류까지 확대한다. 두꺼비 출현이 잦은 곳에도 이동통로와 울타리 등을 세울 계획이다. 또 사고 다발 구간 위치 정보를 내비게이션 업체에 제공, 구간 진입 전에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와 ‘사고 다발 구간 지도’를 제작해 국립생태원 에코뱅크 누리집(nie-ecobank.kr)을 통해 제공한다.

동물 찻길 사고 다발구간 현황. 환경부 제공

관련 통계를 보면 2019년 2만1397건이었던 동물 갓길 사고는 2020년 1만5107건으로 줄었으나 이후에는 2021년 3만7261건, 2022년 6만3989건, 2023년 7만9278건으로 지속해 늘고 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2만63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영남권 2만240건, 충청권 1만7762건, 전라권 1만597건, 강원·제주권 4343건 등의 순이었다.

도로별로는 시·군·구도 3만8432건, 국도 2만8780건, 지방도 6439건, 기타 도로 4582건, 고속도로 1045건이었다. 피해를 본 동물은 고양이 3만8143마리, 고라니 1만8267마리, 너구리 4011마리, 개 2575마리, 노루 968마리, 오소리 510마리, 멧돼지 192마리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