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지역의 7개 철도 건널목에 영상기록장치(CCTV)가 설치된다. 무단 횡단을 막는 한편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 분석과 신속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부산 우암선의 ‘항만청앞 건널목’. 독자 제공

1일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영상기록장치를 운용할 건널목 32곳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우암선(부산진~우암)의 ‘항만청앞 건널목’과 부산진부두선(부산진~55보급창)의 ‘55보급창 건널목’이 포함됐다. 경남에서는 진해선(신창원~통해)의 ‘진해 건널목’·‘여좌1 건널목’, 사비선(진해~사비)의 ‘경화 12 건널목’·‘덕산1 건널목’이 설치 대상이 됐다. 울산에서는 울산항선(태화강~울산항)의 ‘매암 건널목’에 장비가 설치된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 관리자 등은 2년 이내에 관련 계획을 세운 뒤 예산 범위 내에서 연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앞서 국토부는 영상기록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전국의 철도 건널목 가운데 사고 위험도, 관리원 배치 유무, 통행량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장비를 가동할 32곳을 가려냈다.

철도 건널목에 영상기록장치를 반드시 설치하게 하는 철도안전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지난 2023년 7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전까지의 법령에는 객차·역 구내·정비기지 등에 CCTV를 설치, 철도 운행 상황을 기록하고 사고 현황을 파악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철도 건널목은 의무화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또 전국 800여 곳의 건널목 가운데 80%가량에는 관리인이 없었으며 영상기록장치가 있는 곳은 10%가 되지 않았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CCTV 설치 의무화를 추진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철도 건널목 사고는 47건으로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5건(사망자 4명), 2020년 8건(3명), 2021년 7건(1명), 2022년 13건(4명), 2023년 4건(3명)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철도 건널목에 영상기록장치가 가동되면 무단 횡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올 뿐 아니라 만약의 사태 발생 때 철도 시설 관리자가 정밀한 원인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국토부 철도시설안전과 측은 “철도 건널목 사고는 치명률이 높은 만큼 사전 예방이 필수”라며 “앞으로도 철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