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6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초 목표로 정한 ‘7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로 경기 침체 장기화와 비상계엄·탄핵 사태 등을 딛고 큰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오는 20일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처럼 뚜렷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5대 주력 품목 중 8개 수출액 증가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4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2022년 기록(6836억 달러)을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하루 평균 수출액도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2년(25억1000만 달러)보다 8.2% 증가한 2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5대 주력 품목 중 8개 수출액이 2023년보다 늘었다.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기존 최대 기록인 2022년의 1292억 달러를 웃돌았다.

산업부는 “지난해 4분기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하반기 주요 완성차 및 부품업계 파업 등에 따른 일부 생산 차질 영향으로 전년보다 0.1% 하락한 708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산업부는 ‘보합세’로 평가하면서 “2년 연속 700억 달러 이상의 호실적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선박 수출액은 2021년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이 본격 수출되면서 전년보다 18% 증가한 2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수출액(480억 달러)도 전년보다 5.0% 늘었다.

국가별로는 9대 수출 시장 중 7곳에서 증가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국 수출액은 3대 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가 모두 호조세를 보이면서 2023년보다 6.6% 증가한 1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전년보다 10.5% 증가한 1278억 달러로 집계됐다. 7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다. 대아세안 수출액은 4.5% 증가한 11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상위 10대 국가 중 한국 최고 증가율”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입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697억 달러 흑자) 이후 최대 흑자액이다.

연간 기준 무역수지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478억 달러, 103억 달러 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12월 한 달만 보면 수출액은 613억8000만 달러로 2023년 12월보다 6.6% 증가했다. 이로써 월간 기준 수출액은 2023년 10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수출 실적과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12개월 모두 수출 플러스와 흑자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어 “글로벌 고금리·고물가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 등 녹록지 않은 대외 수출 여건과 최근 엄중한 국내 정치 상황에도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글로벌시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 결과”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특히 세계 수출 순위도 2023년 8위에서 6위로 두 단계 상승한 가운데, 수출 상위 10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며 “올해에도 대외 무역·통상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