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현재 본청에서만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전화상담 시스템을 전국 모든 세무서에 도입하기로 했다.

종합소득세로 한정된 AI 상담 분야도 연말정산·부가가치세·근로장려금 등 주요 세목으로 확대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올해 세무조사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은 22일 세종시 본청에서 강민수 청장 주재로 ‘2025년 상반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국세행정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세청이 정부기관 최초 도입한 AI 전화상담 시스템은 전국 모든 세무서에 적용한다. 이 시스템은 납세자가 국세상담센터(국번없이 126)에 세금 관련 문의를 하면 AI 상담사가 해당 내용을 답변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국세상담센터에서만 24시간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세청은 대국민 납세 서비스 제공 확대를 위해 이 시스템을 전국 모든 세무서에 도입하기로 했다. AI 상담이 가능한 분야도 올해부터 연말정산을 비롯해 부가세와 사업자등록, 근로·자녀장려금 등으로 늘린다. 지난해까지는 종합소득세만 가능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한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연도별 세무조사 건수는 ▷2021년 1만4454건 ▷2022년 1만4174건 ▷2023년 1만3973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약 1만4000건(잠정)을 기록했다.

개인 정기조사 대상을 선정할 때 ‘무작위 추출’ 방식은 축소할 계획이다.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이 방식으로 선정된 개인은 전체 개인 정기조사 대상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탈루 혐의가 명백한 사안은 비정기 조사를 적극 실시할 방침이다. 다국적 기업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지연할 경우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불법 다단계와 갑질 프랜차이즈 등 서민 일상에서 부당 이득을 취하는 고질적 탈세에도 엄정 대응한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올해 거래량이 적어 시가 파악이 어렵던 초고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도 감정평가를 통해 실제 가치에 맞는 수준의 상속·증여세를 매기기로 했다.

세입예산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현금 중심의 체납 징수와 고액 체납자 중점 대응 등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