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9년 12월 말 개항 예정인 가덕도신공항으로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설되는 접근철도 및 접근도로 건설이 시작 단계에서부터 암초를 만났다. 건설사들이 사업비가 적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참여를 꺼리고 있어서다. 지역사회에서는 공사가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마감된 가덕도신공항 접근철도 건설공사의 ‘입찰 참가 자격 사전 심사’ 서류 접수 결과, 1공구에는 롯데건설 연합체(컨소시엄)와 한신공영 연합체 등 2개 사가 의향서를 제출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대형 국책사업의 수행 업체는 경쟁을 통해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롯데건설 연합체에는 HJ중공업·해전산업·신진유지건설·정우개발·정문건설·유신·태조엔지니어링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한신공영 연합체는 SGC이앤씨·라온산업·광득건설·신성엔지니어링·동해종합기술공사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철도공단은 7월 중 정식 입찰을 마감한 뒤 8월 11일에 개찰을 해 최종 사업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그러나 1공구와 달리 접근철도 2공구에는 한 곳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당초에는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뛰어들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조달청에 의뢰한 접근도로 PQ도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국가철도공단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른 시일 내 접근철도 2공구와 접근도로에 대한 재공고를 진행, 사업자 선정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만큼 일정이 늦어지게 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또 재공고를 하더라도 반드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진작부터 접근철도 및 접근도로 공사를 맡을 사업자가 신속하게 선정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현재 건설사들은 접근철도 2공구 공사는 핵심 사업에서 전력설비 공사와 신호 공사 등을 분리해 발주할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작업 난도가 높은 터에 다른 공사까지 맡게 되면 업체에 큰 부담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근거다.

접근도로 분야에서는 적은 공사비가 업체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로 전해진다. 터널과 교량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야 하는 데도 정부가 최근의 인건비·자재비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비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업비가 현재보다 10%가량 늘지 않으면 업계의 외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국가철도공단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경우도 초반에 업체들이 참여를 꺼리자 일부 공고 조항이 수정됐다. 또 그럼에도 계속 PQ가 유찰된 뒤 결국 현대건설 연합체와 수의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이 과정에서 6개월가량이 소비됐다.

총길이가 16.5㎞인 접근철도의 총사업비는 1조2199억 원으로 책정됐다. 6796억 원이 투입될 1공구의 철도 길이는 8.5㎞다. 터널(8.3㎞)과 차량기지 등이 들어선다. 공사비가 5323억 원 규모인 2공구의 연장은 8㎞다. 터널(7.8㎞)과 신공항정거장이 건설된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60개월로 정해졌다. 부산 강서구 송정동과 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인 접근도로의 길이는 9.345㎞이며 사업비는 5583억 원이다. 해상교량 2개, 육상교량 1개, 터널(대항·가덕) 2개 등이 만들어진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부터 2220일 이내다. 접근철도와 접근도로 공사에는 빠른 진행을 위해 모두 설계와 시공을 일괄 진행하는 ‘턴키 방식’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현재로서는 기존 공고 내용의 수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최대한 빨리 재공고를 낸 뒤 사업자를 선정, 향후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