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에서 추진 중인 철도 지하화 사업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졌다. 사업 과정에서 창출되는 철도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의 원활한 개발이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경부선이 지나는 부산역과 부산진역 일대. 국제신문DB

31일 국토교통부는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 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법) 시행령·시행규칙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역세권 중심의 고밀 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특례 확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보조 및 개발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국토부는 우선 철도부지 개발 사업의 범위를 기존 3개(공공주택·도시개발·역세권개발)에서 복합환승센터 개발·도시재생사업 등 16개로 늘렸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특성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취지다. 또 시행령에는 철도 상부 부지를 역세권 중심으로 고밀·복합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특례도 담겼다. 역세권은 교통뿐 아니라 주거, 상업 등 도시의 모든 기능을 아우르는 입지이기 때문에 이곳에 대한 개발은 철도 지하화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고밀·복합 개발을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용적률은 기존 법령의 150%까지 상향됐다. 아울러 인공지반(지상 구조물 위의 부지)은 용적률과 건폐율 산정에서 제외하는 한편 주차장 설치 기준도 이전에 비해 완화한다. 또 도로나 공원 등의 기반 시설 설치비용은 시·도지사가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더불어 지자체가 철도 지하화 사업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할 때 사업의 파급효과와 장래의 지방세 수입 증가분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규정했다. 사업 시행자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자 할 때의 방법과 절차를 명확히 한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의 제도적 기반이 강화된 만큼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은 지난해 10월 말 국토부에 철도 지하화 통합 개발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사업 구간은 11.7㎞(경부선 구포~가야차량기지 8.9㎞·부산진역~부산역 2.8㎞)다. 전체 사업비는 3조6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제안서를 낸 부산,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등 5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상반기 중 선도지구를 지정할 방침이다. 부산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