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굴, 멍게 등 소비자 수요가 높은 수산물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어항에 양식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경남 통영의 굴 양식장.

6일 해수부는 ‘양식 전용 국가어항 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 사전 규격 공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용역 내용을 미리 알려 업계 등의 의견을 받는 절차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월 9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굴 생산량이 많은 경남 통영과 거제 등에 ‘굴 양식 전용 어항’ 및 ‘굴 양식 집적화단지’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간 30만 ｔ의 굴을 생산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연 1만 ｔ(8000만 달러)으로 세계 3위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이후 수출액이 늘어나지 않는 데다 젊은 세대의 수요 감소, 생산 인구 고령화, 시설 노후화 등으로 굴 산업은 침체하고 있다.

해수부는 이 같은 위기를 양식 전용 국가 어항 조성을 통해 극복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국가어항에는 어선 접안·보호 등을 위한 시설이 꾸준히 확충됐다. 해수부는 여기에 양식에 적합한 각종 시설을 접목해 수산물 생산 증대, 수출 경쟁력 제고라는 동반 상승효과를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전 규격 공고 이후 발주될 용역 과업은 ▷양식 전용 국가어항 지정·개발 필요성 검토 ▷개발 방향 및 개발 수요 예측 ▷양식 전용 국가어항 지정 기준 분석 ▷대상 지역 선정 ▷개발 기본 구상(마스터플랜) 수립 ▷경제적 타당성 및 기대 효과 검토 등으로 정해졌다. 해수부는 의견 수렴이 끝나면 정식으로 용역을 발주한 뒤 과업 수행 기관을 결정한다. 용역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22개월이다. 용역비로는 16억5000만 원이 책정됐다.

해수부는 용역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에 양식 전용 국가어항을 지정하기로 했다. 이어 수산물의 집하·가공·출하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집적화단지도 조성한다. 또 수산물의 특성에 맞는 장비를 개발, 보급해 양식산업의 자동화·첨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양식 전용 국가어항이 경남지역에 우선적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굴의 경우 통영과 거제 등에서 국내 물량의 70%가량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 측은 “양식 전용 국가어항 지정은 양식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수출을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차후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