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KDI는 10일 발간한 ‘2025년 경제동향 2월호’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통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앞서 KDI는 한 달 전 발표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2023년 1월 이후 2년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두 달 연속으로 부정적인 평가(하방 위험)를 이어간 것이다.

KDI는 “제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됐으나, 생산은 건설업 부진에 기인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내수 회복은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지연되고 있다.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도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을 중심으로 점차 둔화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전국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3% 급감했다. 지난해 3월(-3.4%)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감소 폭은 10월(-0.8%)이나 11월(-2.2%)보다 커졌다.

지난해 12월 건설기성도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통계다.

KDI는 “소매판매와 건설기성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와 기업의 심리 지표도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1.2로 기준치인 100에 크게 못 미쳤다.

KDI는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며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하는 모습”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