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총 190건의 아파트 시스템 가구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에 옮긴 20개 가구 업체가 정부 제재를 받게 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20개 가구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83억 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20개 업체는 넥시스디자인그룹·넵스·동성사·미젠드·라프시스템·스페이스맥스·아이렉스케이엔피·에스엔디엔지·영일산업·우아미·우아미가구·쟈마트·제이씨·창의인터내셔날·케이디·콤비·한샘·한샘넥서스·가림·공간크라징이다.

공정위는 이들 중 가담 정도와 조사 협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샘·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 등 4개 업체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스템 가구는 알루미늄 기둥에 나무 소재의 선반을 올려 제작하는 가구로 아파트의 드레스룸, 팬트리 가구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건설사는 내장형(빌트인) 가구(붙박이장·싱크대 등)와 별도로 시스템 가구 입찰을 실시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20개 가구사의 영업 담당자들은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6개 건설사가 전국 각지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실시한 총 190건의 시스템 가구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모임 또는 유선 연락 등을 통해 낙찰 예정자를 정하고 입찰가격을 합의했다. 이는 그대로 실행됐다.

공정위는 “이들은 낙찰받을 순번을 사다리 타기·제비뽑기 등의 방법으로 정한 뒤 낙찰 예정사가 들러리 참여사에 물량 일부를 나눠주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등 이익을 공유하기로 약속하고 문서까지 남겼다”고 밝혔다.

합의에 가담한 사업자가 낙찰받은 건수는 190건 중 167건으로, 관련 매출액은 총 3324억원이었다.

담합 결과 평형에 따라 55만~350만 원 시공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대상이 된 아파트 중에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4월 ‘내장형(빌트인) 특판가구 입찰담합 건’(과징금 931억 원) ▷같은 해 10월 ‘시스템 욕실 입찰담합 건’(67억 원)에 이어 아파트 실내 공사 관련 입찰담합에 대해 공정위가 제재한 세 번째 사례다.

공정위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 사건은 시스템 가구 입찰 시장에서 10년 넘게 관행처럼 이뤄지던 담합을 적발한 것으로, 국민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위법 행위를 시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