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100조

- 코트라 해외무역관 관세 컨설팅

- 지방기업엔 수출품 제작금 지원

정부가 미국 신정부의 전방위 관세 부과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역대 최대인 366조 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올해 공급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에는 무역보험을 총 100조 원 규모로 지원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피해를 본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면 보조금 지급 비율 상향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피해 기업에 수출바우처를 우선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상목(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중견기업 보험료 50% 할인

정부는 1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미국 신정부 출범 ▷고금리·환변동 지속 ▷첨단산업 경쟁 과열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불확실성에 휩싸인 우리나라 수출기업을 돕기 위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보편 관세 25%를 다음 달 12일부터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우리의 핵심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최 권한대행은 “미 트럼프 신정부가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겨 우리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제부터는 ‘통상 총력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수출바우처 도입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특화 무역보험 지원 강화 ▷유턴기업 특별지원 ▷신속 대응체계 구축으로 구성된 관세 대응 패키지를 마련해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애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세대응 수출바우처’ 제도를 도입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코트라 해외무역관에 20개의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현지 관세 및 법률 컨설팅사 등 파트너사와 협력해 피해 분석부터 대응방안 마련, 대체시장 발굴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무역금융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원한다. 우선 정부는 수출금융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무역금융 366조 원을 연중 지원해 국내 수출기업에 유동성을 충분히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돕기 위해 무역보험 100조 원을 공급한다. 중소기업 60조 원, 중견기업 40조 원이다.

중소·중견기업의 보험료·보증료를 오는 6월까지 일괄적으로 50% 할인하고, 수출 실적이 100만 달러 이하인 중소기업 3만5000곳에 대해서는 역시 6월까지 보험료를 90%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환변동 리스크 대응을 위한 무역금융을 8조5000억 원으로 확대·공급한다. 핵심 원자재를 수입해오는 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올해 4조 원 규모(지난해 2조9000억 원)의 수입자금 대출보증을 지원하고, 지원 대상도 사치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으로 확대한다.

환변동 리스크 헷지(상쇄)를 위한 환변동 보험을 지난해 1조50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으로 배 확대한다. 한도는 오는 6월까지 일시적으로 1.5배 높이고, 보험료는 30% 할인해 운영한다.

■유턴기업 보조금 10%포인트 확대

이번 대책에는 유턴기업 지원 방안도 비중있게 담겼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피해가 발생해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유턴기업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불가피하게 해외 생산을 조정하는 유턴기업에 대해 ‘해외 사업장 축소’가 완료되기 이전에도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해외사업 축소(매출액의 20% 이상 감축)를 완료하고 국내로 복귀한 경우에만 감면 혜택이 부여됐다.

정부는 또 관세 조치 등으로 피해가 인정되는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요건(청산·양도·축소)을 면제하고, 보조금도 10%포인트 확대(최대 지원비율 45%)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 조치는 2026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현행 지원 비율은 ▷일반업종 21% ▷우대업종 23% ▷공급망업종 44% ▷첨단업종 45% 등으로 구분돼 있다.

동시 다발적인 관세 조치 대응을 위한 초동 조치도 강화한다. 코트라 내에 ‘관세대응 119’를 즉시 운영하는 등 원스톱 창구를 구축한다. 국내(한국무역협회 내 통상법무대응팀)와 해외(코트라 20개 헬프데스크)에 법률 등 전문적 상담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수출 유관기관을 통한 전문가 설명회도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우리 무역업계를 대변하기 위해 대미 ‘릴레이 경제사절단’도 2월부터 파견한다.

비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품 제작자금 확보를 지원하는 금융상품을 1500억 원 규모로 4대 지방은행에 신설하고, 수출 소상공인의 간편한 구매자금 확보를 위한 온라인 대출·보증 프로그램도 2000억 원 규모로 신규 도입한다.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무역보험 55조 원을 공급하는 등 대체시장 진출 패키지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