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률이 10% 안팎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도 AI 활용 기업의 80%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 확대와 성과 제고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이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2022년 기준 4.5%에 머물렀다. 연구원은 “AI를 도입한 기업이 2022년 기준으로 100곳 중 4, 5곳 정도에 불과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특히 “2023년 잠정 통계 기준으로는 이 비중이 6.3%로 증가했다”며 “미국의 오픈AI가 챗GPT를 일반에 공개한 시점이 2022년 11월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10% 안팎으로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AI 활용률조차 ‘편중’ 현상이 심했다. 2022년 기준 정보통신업의 AI 활용률은 19%, 금융보험업과 교육서비스업은 각각 12.8%와 10.6%로 비교적 높았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은 각각 2.7%와 2.6%로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원은 “제조업 등의 AI 활용률 제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역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지역별 AI 활용률은 서울(7.8%) 세종(5.4%) 경기·대전(4%) 등 순으로 높았다. 부산은 1%대 수준에 머물렀다. 활용률 상위권에 속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의 정확한 활용률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연구원은 “우리나라 AI 활용 기업의 81.8%는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327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AI 활용이 낮은 기업 대다수는 AI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59.6), 성과에 대한 낮은 기대(18.7%) 등의 이유로 AI를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36.5%)와 미래 대응(20.2%)을 위해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기업은 아직 AI 도입을 통해 도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AI가 생산성 향상과 내외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AI 기술 도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관련 기술 부족(41.6%), 자금 마련의 어려움(37.3%) 등이 꼽혔다. AI 도입·미도입 기업 모두 ‘전문인력 부족’을 문제로 언급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활용과 성과 창출 간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산업 맞춤형·통합적 AI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능별 세부 과제로는 ▷산업 AI 내재화를 위한 수요·시장 지향적 AI 혁신역량 강화 ▷AI-산업 융합 분야에 대한 포괄적 금융지원 강화 ▷AI 인력양성 시스템 개선 및 노동시장 연계 인력관리 강화 ▷기업의 자유로운 AI 기술 활용을 위한 잠재적 위험 대응 체제 구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