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공시법인 및 관리 종목으로 지정돼 지난 5일 거래가 제한됐던 금양(국제신문 6일자 1, 3면 등 보도)의 주가가 6일 거래가 풀리자 폭락했다. 2023년 7월 19만 원을 넘던 주가가 불과 2년 만에 1만 원선마저 위태로워졌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개미(개인 투자자)의 원성’도 커진다.

금양이 꿈의 이차전지라 불리는 ‘4695 배터리’를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개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 주가는 이날 거래 재개 직후부터 직전 대비 20%이상 떨어진 1만3990원에 거래됐다. 결국 26.11%하락한 1만3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정지 직전까지 유지됐던 ‘시가총액 1조 원’도 무너졌다. 4일 종가 기준 1조1367억 원에서 8399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1거래일 만에 3000억 원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개미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4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금양에 투자한 3만8320명의 평균 손실률은 67.85%에 달했다. 손실 투자자 비율도 98.98%에 육박했다. 포털 사이트 주식 토론방에는 금양을 향한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진다.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전날에는 금양 홈페이지가 한 때 트래픽 과부하로 다운되기도 했다.

금양에 대한 비난이 높은 것은 몽골 광산 실적 부풀리기로 사실상 투자를 유도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을 보면 금양은 2023년 몽골 광산 개발 투자로 2024년 매출 4024억 원, 영업이익 1610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 전망치를 각각 66억 원, 13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1년 사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60배, 100배 이상 하향 조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023년 유튜브 등에 출연해 이차전지주 붐을 주도한 박순혁 작가가 당시 금양 홍보이사였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분노하는 지점이다.

금양 주가는 앞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 단기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고, 관리 종목 지정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서다. 금양은 지난달 28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537억 원, 영업손실 545억 원의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023년 146억 원에서 대폭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604억 원에서 1998억 원으로 급증했다.

남은 암초도 만만치 않다. 금양은 오는 10일부터 코스피200에서 제외되고, 오는 31일까지 202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