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밤 10시 15분께 일어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사고는 보조 배터리 내부에서의 ‘절연 파괴’(양극과 음극이 합선되는 상태)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김해공항에서 사고가 난 에어부산 여객기 31번 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국토교통부 제공

14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사조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과학수사대,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진행한 합동 화재 감식 때 객실 좌측 28열부터 32열까지의 좌석 부분에서 전기 배선, 기내 조명기구, 보조배터리 잔해 등을 확보했다. 이어 사조위는 이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해 CT 촬영과 현미경 검사 등 정밀 분석을 했다.

사조위는 화재 발생 당시 승객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항공기 내부 좌측 30번 열 상단 선반에서 최초 화염이 식별된 점, 주변 바닥에 떨어진 보조 배터리 잔해에서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물체가 녹은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일단 좌측 30번 좌석 상단 선반 주변을 발화지점으로 한정했다. 또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배터리 내부에서 절연 파괴가 일어나면서 최초로 발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선반. 국토교통부 제공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사고가 난 에어부산 여객기 내부에서 증거물을 수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그러나 사조위는 배터리 잔해가 심하게 불에 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떤 이유로 배터리 내부에서 절연 파괴가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명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또 항공기 내부 구조물(전기 배선, 조명기구, 기판 잔해 등)에서는 화재와 관련지을 만한 전기적 특이점이나 특이 잔해 등은 식별되지 않아 항공기 내부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사조위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조 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계속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고 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하면 항공사 등에 안전 권고를 하기로 했다. 사조위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추가적인 조사 결과는 사고 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뒤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