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에서 걷힌 세금(이하 국세 기준)이 23조 원대에 머물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침체 장기화와 주력산업 부진 등이 지역 세수에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30일 국세청의 ‘2024년 징수 분야 국세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 말까지 부산지방국세청이 부산지역 납세자로부터 걷은 세수는 총 23조87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17조6840억 원) 이후 최저치다. 24조 원 밑으로 내려간 것도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23년(24조4947억 원)과 비교하면 2.5% 감소했다. 2019년은 반도체 불황에 따른 법인세 ‘쇼크’ 등으로 나라살림 전체가 적자를 냈던 시기다.

연간 기준 부산 세수(부산지방국세청 징수 기준)는 2020년 24조8089억 원으로 회복된 이후 2021년 28조6020억 원으로 늘었고, 코로나19의 여진이 이어지던 2022년(24조1693억 원) 감소세(전년 대비)를 보였다. 이후 2023년에는 다시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서며 23조 원대로 내려간 것이다.

이는 전국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근로자의 경제·노동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된 종합소득세(이하 부산 기준)는 2023년 1조4781억 원에서 지난해 1조3672억 원으로 7.5% 급감했다.

지역 전체 세수의 33%가량을 차지하는 법인세는 2023년 7조8101억 원에서 지난해 7조8788억 원으로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2년과 2023년 증가율(전년 대비)이 각각 24.1%와 15.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부가가치세는 지난해 1조8740억 원으로 전년(1조8927억 원)보다 1.0% 줄었고, 증권거래세(4조5179억 원)도 지난해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세율 인하 등 영향으로 2023년보다 21.8% 급감했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KRX)와 한국예탁결제원을 관할하는 부산 수영세무서의 세수 실적은 지난해 총 15조5000억 원으로 전년(15조7754억 원)보다 1.7% 줄었다.

다만 수영세무서는 전국 133개 세무서 중 서울 남대문세무서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