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부산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실적도 9%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정책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3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FDI는 신고액 기준 64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9.2% 줄었다.

부산의 외국인 직접투자(외투) 실적(이하 신고액 기준)은 지난해 1분기 2억7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6800만 달러로 67.1% 급감했다. 부산 감소율이 전국보다 7.3배 높았던 셈이다.

수도권 3개 시·도(서울 인천 경기)는 1.8% 줄었고 비수도권 14개 시·도는 57.5% 급감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올해 1분기 외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지역은 11곳에 달했다. 울산은 7.0% 감소했고 경남은 304.7%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도착액 기준 외투 실적은 35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6.4% 늘었다.

산업부는 지역별 외투의 증감 이유나 구체적인 투자 목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1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는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과 우리나라 정치 환경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외국인들의 투자 관망세가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미화 투자금액 감소와 지난해 1분기 역대 최대치 달성에 따른 기저효과도 외투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투자(이하 전국 기준)는 23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감소했다. 서비스업도 35억6000만 달러로 7.4% 줄었다. 2개 주요 업종 모두가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유형별로는 그린필드 투자 신고가 지난해 1분기보다 20.7% 증가한 46억6000만 달러로 역대 1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린필트 투자는 투자 대상 국가에 공장 등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고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수·합병(M&A) 투자 신고는 17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5.4% 감소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1분기 실적만으로 올 한해 외국인 직접투자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투자 유인책을 강화해 투자 유치 모멘텀을 확대하고, 투자 환경 개선과 전략적 대외활동 등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