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교장 단위로만 가능했던 통학용 전세버스 계약을 이제는 교육감이나 교육장도 할 수 있게 된다. 한 학교의 이용 학생 수가 적을 때 인근 학교끼리 통합 운영도 가능해져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통학용 전세버스.

8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통학용 전세버스 계약 제도의 경직성을 해소하려는 조치다. 개정 이전의 법령에는 통학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학교장이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게 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이용 학생이 부족, 일정 좌석 규모의 통학용 전세버스를 빌리는 비용 부담이 커 상황이 비슷한 인근 학교와 연합을 하려 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수요에 비해 좌석이 많은 차량을 빌려야 해 학교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통학용 전세버스 운영 필요성이 생길 때마다 학교장이 매번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자체적으로 비용 정산, 차량 관리 등을 해야 하는 까닭에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아울러 방과 후 초등학생들을 위한 늘봄학교 정책이 지난해부터 점차 확대되면서 인접한 다수 학교의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듣는 사례가 늘자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통학용 전세버스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교육부·경찰청·전세버스·시내버스 업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했다. 이어 각계 의견을 수렴, 교육감 또는 교육장도 통학용 전세버스를 계약해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했다. 단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준공영제 형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와 통학용 전세버스 간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자 교육감·교육장 주도의 통학용 전세버스는 중·고등학교의 경우 대중교통으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도록 했다. 그러나 통학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엄정희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최근 전세버스는 관광용 목적보다 통학·통근용으로 운행되는 비율(73%)이 더 커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조치는 학생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한편 개별 학교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