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도 처음 1000억 넘어

내수 부진 장기화 등으로 청년층 중심의 고용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부산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총체납액(정리된 체납액+미정리 체납액)이 처음으로 60억 원을 넘어섰다.

취직 후 정부에 갚기로 한 학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청년인구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특히 총체납액 중 ‘미정리’ 비율은 72%에 달하며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16일 국제신문이 국세청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ICL·Income Contingent Loan) 총체납액은 지난해(이하 연말 기준) 62억2800만 원으로 전년(55억8700만 원)보다 11.5% 늘었다.

이 액수가 6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4년(5억7900만 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했다. ICL은 정부가 대학(원)생에게 학자금(등록금 전액 및 연 400만 원 한도 생활비)을 빌려준 뒤 취업 등으로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갚게 하는 제도다.

지난해 전국 ICL 총체납액도 1070억6700만 원으로 전년(930억5100만 원)보다 15.1% 늘었다. 역대 첫 1000억 원 돌파다. 이와 관련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은 최근 자료에서 “청년인구의 고용난이 심화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돼 ICL 체납액이 급증한다”고 진단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부산은 경기(328억300만 원) 서울(275억8900만 원) 인천(73억9600만 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비수도권 시·도 중 1위인 셈이다.

경제규모 확대와 등록금 인상 등 영향으로 ICL 총체납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미정리 체납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청년층 고용 부진의 단면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부산 ICL 총체납액 중 미정리 체납액(44억7200만 원)이 차지한 비중은 71.8%에 달했다. 이는 17개 광역시·도 중 대구(7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2023년에는 17곳 중 그나마 4위였는데 1년새 두 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해 부산의 ICL 총체납 건수도 4805건으로 전년(4375건)보다 9.8% 늘었다.

한편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일자리 전담반 TF’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주력산업 고용 둔화와 내수 회복 지연으로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청년층의 체감 고용상황 개선을 위해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