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동남아 국가의 쌀 생산 증대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시설 건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열린 ‘홍강 델타 쌀 가치사슬 향상 사업’ 준공식.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홍강 델타 쌀 가치사슬 향상 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이 사업은 공사가 농식품부와 함께 2019년부터 6년간 추진한 국제 농업 협력 과제다. 총사업비로는 53억 원이 투입됐다. 한국형 농업 협력 모형을 적용해 쌀 생산, 저장, 가공, 유통 등 ‘쌀 산업 가치사슬’을 개선하고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홍강 델타는 베트남 북부 홍강 하류와 타이빈강이 만나는 곳에 있다. 비옥한 삼각주여서 쌀 생산에 유리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재배 기술이 낙후돼 쌀 수확량이 적은 데다 수확 후 건조나 저장 없이 바로 판매하면서 품질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유통망까지 부족해 농민이 유통업자를 직접 상대해야 했고 협상력이 모자라 판매 가격도 낮았다.

이에 공사와 농식품부는 쌀 가치사슬 고도화와 농민 조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세부 내용은 영농교육센터 및 시범농장 조성으로 재배와 품질관리, 시장 대응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 시행, 20ｔ 규모의 건조 저장시설과 온실(그린하우스)과 같은 기반시설 구축, 쌀 생산· 가공·유통 전 과정을 개인에서 협동조합 중심으로 전환 등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홍강 델타의 쌀 수확량은 사업 전보다 20%가량 늘었다. 농가소득은 60% 이상 높아졌다. 현지의 반응도 좋다. 베트남 농업환경부 측은 공사가 시행한 기술을 향후 자국의 농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경 공사 글로벌사업처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형 농업 협력 모형이 현지 여건에 맞춰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농식품부와 함께 현장 중심 농업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협력국 농업 발전에 지속적인 기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국제 농업 협력사업 총괄지원기관으로 지정된 공사는 2024년까지 16개국에서 44개 사업을 끝냈다. 현재 18개국에서 총 945억 원 규모의 29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30일 라오스에서 열린 ‘라오스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착공식.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편 공사는 지난달 30일에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라오스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현지에서 점점 강해지는 태풍으로 인한 각종 피해를 줄이고자 기획됐다.

라오스는 지난해 9월 슈퍼태풍 ‘야기’로 큰 타격을 입었다. 15개 주에서 이재민 18만5000여 명이 발생했으며 2만5000㏊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이 같은 피해는 이상기후에 대비한 대응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라오스는 댐 안전관리에 필요한 규정이나 전담 조직, 전문 인력, 기자재가 모두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정밀 안전 진단이나 댐 관측, 재난 대응을 위한 체계 구축 등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에 공사는 그동안 축적한 농업용 저수지 운영과 안전진단 경험을 바탕으로 농식품부와 함께 2028년까지 55억 원을 투입해 라오스에 댐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 과제는 댐 안전 진단 및 관리 기본계획 수립, 현지 상황에 맞는 실무지침 마련, 관측과 안전 진단에 필요한 장비 및 소프트웨어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으로 정했다.

특히 공사는 라오스 정부가 스스로 댐을 운영하고 안전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단기적인 기술 지원을 넘어 제도 마련, 기반시설 구축,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체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지향점이다. 문경덕 농식품부 글로벌농업개발추진팀 서기관과 최찬원 공사 농식품국제개발협력센터장은 “이번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 이행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라오스 댐 안전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