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사상 최초로 ‘기후위기 대응’이 주제로 다뤄졌다. 하지만 주요 후보들은 구체적인 공약 제시나 건설적인 토론 없이 사실상 ‘원전 공방’만 벌여 비판이 쏟아진다.

4개 정당 소속 대선 후보자들이 23일 2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등 대선후보 4명은 지난 23일 사회 분야에 초점을 맞춘 두 번째 TV 토론(중앙선관위 주관 기준)을 진행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명하며 ‘에너지 믹스’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원전에서) 사고가 자주 나지는 않겠지만 (한 번이라도) 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 어느 것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적절히 섞어 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원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그는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이재명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재생에너지는 생산 단가가 300원에 달하지만 원전은 50, 60원에 불과하다”며 “값싸고 안정적인 원전을 외면한 탈원전은 전기요금 폭탄을 예고하는 이념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원전이 당장은 싼 게 맞지만, 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위험 비용을 계산하면 엄청나게 비싼 에너지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원전의 위험성만 이야기하는데 이는 이념에 경도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후보들이 ‘원전 공방’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면서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이 제시되지 않은, 우려스러운 주장만 난무한 토론회였다”고 혹평했다.